"하우스 아닌 홈으로 지어라"
소설 쓰는 국회의원. 이계진이다. 원래는 KBS 아나운서 출신이다. 한때 여당의 강원도지사 유력 후보에 올랐지만 나서지 않았다. 국회의원도 이젠 접었으니 전 방송인 겸 정치인이라 해야겠다. 재주 많고 능력 있는 이 분은 강원도 원주에 산다. 20여 년 전 치악산 자락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서울은 일이 있을 때만 올라간다. 주말 농사를 짓는다는데 실은 4000여평 가까운 땅을 땀으로 일군 반 농사꾼이다.
산촌 집은 크고 반듯하게 잘 지었다. 경제적으로 감당할 능력도 된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한다. 다음은 오랜 시골생활을 한 그의 당부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만일 내가 '지금' 시골생활을 시작한다면 전기 설비 용량은 3KW로 하고, 작은 기름보일러 한대면 난방이 충분한 15~20평 규모로 집을 지을 것 같다. 시골생활을 하려고 계획할 때 집의 규모는 남을 의식할 일이 아니므로, 나이와 수입과 식구 수 그리고 집을 건사할 노동력을 감안하여 적정 규모로 지어야 좋다. 난방비와 전기료 문제는 장기적으로 필수적인 지출항목이기 때문에 적당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는 시골에 집을 지으려면 단순하게 지으라고 권한다. “너무 특이하게 짓거나 다양한 기능과 볼거리를 위해 복잡하게 짓지 말라”고 조언한다.
1. 작게 지어라
이 같은 당부에 시골에 집짓기의 답이 다 들어있다. 첫째, 작게 지어라. 나는 재작년 시골에 집을 짓고 귀촌했다. 집은 82.5㎡(25평) 규모의 목조 전원주택이다. 여동생과 같이 사는데 방을 세 칸 만들려다 보니 82.5㎡ 아래로는 어려웠다. 나는 정성이 배인 이 집이 좋다. 마음에 든다. 방 하나는 내 방, 또 하나는 동생 방, 나머지 하나는 손님 방이다.
그러나 다시 지으라면 더 작게 짓겠다. 방 두 칸에 66㎡(20평) 아래로 하겠다. 어쩌다 손님이 오면 거실에서 주무시면 된다. 유사시 거실 한편을 방처럼 나눌 수 있는 구조도 괜찮을 것이다. 2년 정도 지내보니 방 셋도 많다. 청소하고, 관리하고, 난방하는 데 힘이 든다.
짐이 많아 집을 줄이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짐이 많으면 집을 키우지 말고 짐을 줄이는 게 옳다. 시골 생활의 기본은 단순 소박이다. 도시에서 살던 짐을 다 들고 시골로 오면 곤란하다. 결국 집안 곳곳에 짐을 쟁여 놓고 잡동사니에 채여 살게 된다. 정신만 사납다. 줄이고 줄여도 짐이 부담이 된다면 다락방을 두거나 다용도실을 키우는 게 좋다.
작은 집을 짓겠다고 다짐해도 막상 집을 지을 때는 흔들린다. ‘기왕 공들여 짓는데 작게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심정이 된다. 그러면서 슬금슬금 규모를 키우게 된다. 처음부터 집의 크기를 못 박고 예외 없이 그 안에서 필요 공간을 설계해 나가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공간의 넓이보다 공간의 미학이 중요하다.
2. 따뜻하게 지어라
둘째, 따뜻하게 지어라. 단열에 공을 들여야 한다. 작지만 따뜻한 집이 되어야 한다. 단열이 허술하면 난방비가 겁난다. 지난 1년 우리 집의 난방비는 130만원이다. 한달에 11만원 남짓이다. 기름보일러를 쓰는데 200리터 등유 다섯드럼으로 1년을 지냈다. 실내 온도를 18도 정도로 맞췄으니까 아주 춥게 산 것도 아니다. 한겨울인 12월과 1월, 2월에는 한달에 한드럼이 필요하다. 그 앞뒤로 10월과 11월에 한드럼, 2월과 3월에 한드럼이 들어간다. 여름철 온수는 약간 남는 기름으로 충분하다. 등유 한드럼은 지금 26만원 안팎이다.
낡은 시골집들은 단열이 부실해 겨울나기가 버겁다. 한 겨울에는 한달에 두세 드럼씩 잡아먹는다. 조립식 소형주택이나 컨테이너 하우스도 단열에 취약하다. 겉보기에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찾는 분이 많다. 하지만 겨울을 나본 다음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집을 키우고 멋을 내는 대신 지붕, 창호, 바닥, 벽체에 단열공사를 보강하는 게 현명하다.
아직은 기름 난방이 주류다. 그만큼 편리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전기온돌판넬, 태양열, 지열, 화목, 펠릿, 구들 등 대체 난방을 택하는 분이 많다. 패시브 하우스, 에너지 제로 하우스 등 단열 기능을 최고 수준으로 높인 집들도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친자연적인 대체 난방은 적극 검토할 만하다. 하지만 내 집의 성격이나 필요에 잘 맞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화목이나 펠릿은 편리성·안정성이 떨어진다. 태양열이나 지열, 패시브 하우스 등은 시공비가 비싸다. 작은 집에 설치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3. 단순하게 지어라
셋째, 단순하게 지어라. 시골집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아니다. 내가 직접 내 손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저런 시설을 많이 두면 둘수록 관리 부담이 크다. 신경 쓸 일이 많고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집터도 클 필요 없다. 한켠에 꽃밭과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땅을 키우면 잡초 뽑기만 벅차다. 시골에 가면 주변이 다 자연이다. 개울이 앞마당의 수영장이고 뒷산이 뒷마당의 동산이다. 누구든 마음껏 누리는 사람이 임자다. 이런 것을 굳이 자기 울타리 안에 다 넣고 가두려는 것은 과욕이다. 이런 욕심으로는 시골에서도 더 많이 차지하려고만 하지 소소한 것을 즐기고 누릴 수 없다.
내가 보기에 가장 멋있는 시골집은 마당이 소박하고 아름다운 집이다. 꽃과 나무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단층집! 이런 집에는 행복과 평화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이런 집은 ‘하우스’(house)가 아니라 ‘홈’(home)이다. 하우스를 홈으로 만드는 비결은 내 안에 있다. 집 안팎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마음가짐에 있다. 집을 키우고, 치장하고, 멋을 내느라 돈을 들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시골집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보다는 10년, 20년을 바라보면서 마당 주위에 나무를 심고 향기로운 꽃을 가꾸는 것이 훨씬 값싸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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