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남촌에는/김동환
1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대나.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해설> 1942년 김동환 시인의 시집 [해당화]에 실린 시이다.
남촌(南村)은 시인이 그리던 이상향이다. 남촌에는 해마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 구수한 보리 냄새,
고운 하늘 빛, 호랑나비, 종달새 노래 등 희망과 사랑의 이미지들.
그렇다면 시인이 그리는 남촌은 어디쯤에 있다는 것일까?
독일 시인 칼 부세(Karl Busse, 1872-1928)가 노래했던
'저 산 너머'와는 사뭇 대조적인 시라는 것을 느끼게도 해 준다.
즉, 남들이 모두 산 너머 저쪽에는 행복이 있다기에 찾아갔다가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는
절망 의식과는 정반대로 마음 속 깊숙이 '남촌'이라는 이상향을 행복의 터전으로 설정해 놓고
그 미지의 세계에 기대하는 모든 희망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망국의 한을 씻고 빼앗긴 강토를 되찾을 때 참다운 행복의 터전인 '남촌'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면서
그 간절한 소망을 이 작품에 담았다. (현대시 해설, 인터넷)
* '칼 부세'의 '저 산 너머'
저 산 너머 또 너머 저 멀리
모두들 행복이 있다 말하기에
남을 따라 나 또한 찾아갔건만
눈물지으며 되돌아 왔네.
저 산 너머 또 너머 더 멀리
모두들 행복이 있다 말하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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